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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판단과 의사결정

by PhotoJA 2021.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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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과 의사결정

  판단과 결정은 여러 대안들에 대해 평가하고 선택하는 과정이다. 일반적으로 판단이라는 용어는 철수가 심리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일 확률을 판단하는 것처럼 어떤 대상에 대해 범주적 평가를 하는 경우나 어떤 사건이 얼마나 자주 일어날지와 같이 빈도나 확률을 추정하는 경우에 주로 사용되고, 결정이라는 용어는 대안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경우에 주로 사용된다. 

  확률추정과 의사결정에 관해 통계학이나 경제학 등이 가정하는 규범적인 과정이나 규칙이 있다. 예를 들면 두 사건 모두 일어날 연접확률은 한 사건이 일어날 단순확률보다 클 수는 없다든가 모든 대안의 효용을 계산한 다음, 가장 효용이 큰 대안을 선택한다고 가정하는 규범모형들이 있다. 사람들은 판단이나 결정을 할 떄, 규범적인 절차나 규칙 대신 어림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1. 판단에서의 어림법

  어떤 사건이 일어날 확률이나 빔도를 추정하게 할 경우, 사람들은 통계학에서 규정하는 규범적인 방법 대신 간편한 방법을 사용한다. 대표성 어림법, 가용성 어림법이라고 불리는 이 방법은 직관적이며 빨리 답을 하게는 해주지만 그 답이 정확한 답이라고 보장할 수는 없다. 이 두가지 어림법에 대해 알아보자. 

 

   (1) 대표성 어림법

    대표성 어림법은 어떤 사건이나 대상이 일어나거나 특정 범주에 속할 확률을 추정할 때, 그 사건이나 대상이 얼마나 전형적인지를 토대로 추정하는 방법이다. 다음의 예를 보자.

 '31세의 린다는 독신이고 매우 똑똑하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고 성차별 같은 사회정의에 관심이 많고 반핵시위에도 참가했다.' 그럼 다음 세 가지 문장 중 현재 그녀를 나타내줄 가능성이 높은 순서대로 등수를 매겨 보라.

    a) 린다는 여성운동에 활동적이다.
    b) 린다는 은행 출납계원이다.
    c) 린다는 여성운동에 활동적인 은행 출납계원이다.

    사람들의 답은 대체로 c>b의 순서를 보인다. 그러나 확률 규칙에 따르면 정답은 b>c 이다. 왜냐하면 연접사건 c의 롹률은 단순사건 b의 확률과 같거나 그보다 작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이런 확률 규칙을 무시하고 린다에 대해 서술한 내용이 b보다 c에 더 전형적이라고 생각해 c의 확률을 b의 확률보다 높게 판단한다.

 

   (2) 가용성 어림법

    가용성 어림법은 기억 인출의 용이성이나 사례를 떠올리는 것의 용이성에 의존해 사건의 발생 가능성을 판단하는 어림법이다. 영어에서 첫 번째 글자가 r인 단어와 세 번째 글자가 r인 단어 중 어느 것이 더 많을지 추정하게 하면 사람들은 첫 번째 글자가 r인 단어가 더 많다고 답한다. 실제로는 후자가 3배 정도 많다. 이는 어떤 경우가 더 쉽게 생각나거나 더 많이 생각나는가에 의해 사람들이 확률을 추정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2. 의사결정

  의사결정에 관한 초기 이론들은 사람들이 의사결정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고 이 정보를 모두 사용하여 합리적인 결정을 한다고 가정하였다. 즉 대안별로 주관적 기대효용을 구한 다음, 가장 주관적 기대효용이 큰 대안을 선택하는 모형을 제안하였다. 여기서 각 대안의 기대효용은 그 대안을 택할 때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결과사상들의 확률과 그 결과사상들의 주관적 효용을 곱한 것을 합한 것으로 정의하였다. 

  주관적 효용이론이 제안한 대로 의사결정을 하려면 여러 대안들의 효용을 모두 계산한 다음,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시간 제한, 작업기억의 용량 제한과 같은 제약 때문에 사람들은 간편한 방식을 사용하게 된다. 사이몬은 사람들이 최소만족이라는 어림법을 사용한다고 제안하였다. 최소만족 어림법이란 사람들이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대안, 즉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최소한의 기준을 넘어서는 대안을 찾게 되면 다른 대안들을 더 이상 고려하지 않고 그 대안을 선택하는 어림법이다. 

  대안들이 여러 요인에서 비교될 때, 사용할 수 있는 어림법으로 요인별 제거법이 있다. 이 방법은 가장 중요한 요인부터 기준에 미달하는 대안을 단계적으로 제거해 나가다 하나가 남으면 그 대안을 선택하는 방법이다. 

 

 

3. 의사결정에서 나타나는 특징적인 현상: 틀효과

  사람들은 손실과 이득에 대해 심리적으로 느끼는 효용의 크기는 같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득보다 손실에 훨씬 더 민감하며 상황을 이득으로 볼때와 손해로 볼 때, 선택 기준이 달라지는 특징을 보인다. 이것을 틀효과라는 현상이 잘 보여 준다. 사람들은 서술을 달리해 틀을 다르게 하면 같은 대안들에 대해 다르게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두 가지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떤 대안을 선택하는지 알아본 실험의 예를 보자.

  어떤 아시아 전염병에 대비하여 두 가지 방안이 제시되었다. 이 아시아 전염병으로 600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방안을 택하겠는가?

   (상황1)
    방안 A를 택하면 200명을 구할 수 있다.
    방안 B를 택하면 1/3의 확률로 600명을 구할 수 있다.

   (상황2)
    방안 C를 택하면 400명이 죽게 된다.
    방안 D를 택하면 2/3의 확률로 600명이 죽을 수 있다.

  사람들은 (상황1)에서는 대부분이 방안 A를, (상황2)에서는 대부분이 방안 D를 선택한다. (상황1)에서는 선택의 결과가 이득으로 간주되는데 이득의 틀에서는 사람들은 모험을 회피하는 경향이 강하다. 즉 1/3 확률로 600명을 구하는 것보다 확실히 200명을 구하는 것이 효용이 크다고 생각한다. (상황2)에서는 선택의 결과가 손실로 생각되는데 손실의 틀에서는 모험을 택하는 경향이 강하다. 즉 2/3 확률로 600명이 죽을 가능성이 400명이 확실히 죽는 것보다 효용이 크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선택의 결과가 이득으로 기술되는가, 손실로 기술되는가에 따라 사람들이 결정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을 보여 준다. 

  추리, 판단과 결정에 대한 심리학 연구를 보면 사람들이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크며 규범적 규칙을 적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사람들이 논리 규칙이나 규범적 규칙에 따르는 경우도 있지만 어림법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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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해결

  우리는 수학 문제를 어떻게 풀까, 어떻게 효율적으로 투자를 할 것인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와 같은 문제들과 부딪친다. 이러한 문제들은 어떤 과정을 통해 해결되는 것일까? 행동주의자들은 문제해결을 시행착오 과정으로 보았다. 상자 속에 갇힌 굶주린 고양이가 상자 밖으로 탈출하는 방안을 시행착오를 통해 찾아내는 것처럼 사람들도 시행착오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문제해결을 출발 상태와 목표 상태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모든 가능한 중간 상태를 포함하는 문제공간에서 해결 방안을 탐색하는 과정으로 보는 정보처리적인 접근에서는 문제해결 과정을 몇 단계로 나누어 설명하려고 하였다. 

  심리학자들은 문제해결 과정을 문제를 이해하고 표상하는 단계, 해결 방안을 탐색하는 단계, 잠정적으로 선택한 해결 방안을 실행하는 단계, 실행 결과를 보고 선택했던 해결 방안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단계 등으로 나눈다. 표상 단계와 해결책을 탐색하는 단계를 위주로 문제해결과 관련된 주요 결과를 알아보자.

 

1. 문제 표상

  어떻게 문제를 표상하는가는 문제해결의 성패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문제를 하나 풀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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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에서 별표가 있는 칸부터 연필을 가로 혹은 세로로만 움직여 선을 그을 때, 한 번 지나갔던 칸을 다시 지나가지 않고 모든 칸을 지나갈 수 있을까? 아마도 대부분은 머릿속으로 선을 그어보는 시도를 몇 번 해 보다가 포기하기 쉽다. 

  이 문제의 해결책은 효상을 바꾸면 쉽게 나온다. 그림에는 색칠이 된 칸이 13개이고 흰색 칸이 12개이다. 여기에 매우 재미있는 제약 조건이 있다. 그것은 연필을 세로로 이동하든 가로로 이동하든 색칠된 칸과 흰색 칸을 번갈아 지나가게 된다는 것이다. 이 제약 조건을 고려하면 시작할 때 연필이 놓인 부분과 같은 조건의 칸의 갯수는 그렇지 않은 칸의 갯수와 같거나 하나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예에서 별표가 있는 칸이 흰색 칸인데 흰색 칸은 12개이고 색칠된 칸은 13개이다. 따라서 한 번 지나갔던 칸을 다시 지나가지 않고 모든 칸을 지나갈 수는 없다는 것이 답이 된다.

  표상이 적절하지 않으면 문제해결에 실패한다. 대상을 친숙한 용도로만 표상하는 기능적 고착에 빠지면 문제 해결에 실패하는 것도 표상의 중요성을 잘 보여 준다. 기능적 고착은 양초 문제 연구에 잘 드러난다. 

   앞에 탁자가 있고 그 위에 초, 성냥, 핀 상자, 망치, 끈, 집게 그리고 다른 물건들이 있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초가 안전하고 똑바로 탈 수 있도록 초를 벽에 나란히 세우는 것이다.

  이 문제에서 집단 1의 참가자들에게는 물건을 상자에 넣어 주었고 집단 2의 참가자들에게는 물건을 상자에 넣지 않고 따로 주었다. 사람들은 핀을 이용해 초를 벽에 박으려고 하거나 끈으로 묶어 초를 벽에 걸려고 하는 등 여러 가지를 시도하였다. 해결책은 핀상자를 비우고 핀을 사용해 빈 핀 상자를 벽에 고정시킨 다음, 초를 상자 위에 올려놓는 것이다. 실험에서 핀 상자에 물건을 담아 제공받은 집단 1의 참가자들이 핀 상자를 빈 상자로 제공받은 집단 2의 참가자들보다 해결책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상자에 물건을 담아 받은 집단 1의 참가자들이 상자는 물건을 담는 용도라는 기능적 고착에 빠져 상자를 다른 용도로 표상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2. 해결방안 탐색

  뉴웰과 사이몬은 문제해결을 최초 상태로부터 목표 상태에 이르기까지 상태들의 조합으로 구성된 가상적 공간인 문제공간에서 효율적인 경로를 탐색하는 것이 문제해결 과정이라고 보았다. 즉 문제해결을 하나의 상태에 변화를 일으키는 조작자를 적용하는 과정의 연쇄로 보았다. 그런데 사용할 수 있는 조작자가 여러개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한 단계를 거칠 때마다 여러 개의 중간 상태들이 생겨나게 된다. 해결할 때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문제라면 전체 경우의 수가 매우 많아지기 때문에 사람들이 가능한 모든 경우를 확인하고 선택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사람들은 조작자를 선정할 때, 어림법을 사용한다. 차이감소법, 수단목표분석법 그리고 유추에 의한 문제해결에 대해 알아보자.

  비교적 많은 문제에서 사용하는 어림법은 차이감소법이다. 이 어림법은 조작했을 때, 목표상태와 가장 유사해지도록 상태를 변화시키는 조작자를 선택하는 어림법이다. 그러나 목표에 도달하려면 중간에 우회하는 단계가 있을 수도 있는데 차이감소법을 사용할 경우, 이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3명의 선교사와 3명의 식인종이 최대 2명까지 탈 수 있는 배 한 척으로 강을 건너는 문제를 풀려면 강 건너편에 선교사와 식인종이 두 명씩 이미 건너가 있는 상황에서 선교사와 식인종 한 명씩 두 명이 처음 있던 곳으로 되돌아가야 하는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이 조작을 하면 목표상태와의 차이가 커지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 사람들이 애를 많이 먹는다. 유명한 문제이니 한 번 해 보면 알 수 있다.

  더 널리 사용되는 어림법은 위계적인 문제해결 방법인 수단목표분석법이다. 수단목표분석법의 절차는 다음과 같이 기술할 수 있다. 1단계에서는 현재 상태와 목표상태 간의 가장 중요한 차이를 찾아내 그 차이를 없애는 것을 하위목표로 세운다. 즉 차이감소법을 이용해 하위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2단계에서는 이 차이를 없앨 수 있는 조작자를 찾는다. 조작자를 찾으면 조작자를 적용할 수 있는 조건을 알아본다. 현재 상태가 조작자를 적용할 수 없는 조건이라면 조작자를 적용할 수 있도록 현재 상태를 변화시키는 새로운 목표, 즉 하위목표의 하위목표를 설정해 위에서 말한 절차에 따라 하위목표의 하위목표를 해결한다. 

  세 번째 어림법은 유추에 의한 문제해결이다. 사람들은 이전에 풀어 본 비슷한 문제의 해결 방안을 지금 풀어야 하는 문제에 적용해 문제해결을 시도하기도 한다. 수학 문제를 풀 때, 이런 방법을 사용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 방법은 이번에 풀어 본 문제와 지금 풀어야 할 문제가 겉으로 보기엔 비슷하지만 문제에 적용되는 원리가 다른 경우는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사람들은 규범적인 절차나 규칙 대신 어림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이 사용하는 어림법이 어떤 점이 미흡한지, 그것을 어떻게 보완할지 찾아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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